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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럼프의 플랜A 시작을 망가뜨린 젤렌스키.
과거형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속전속결'이 필요했던 트럼프의 휘황찬란한 plan A가,
한국시간 3월 7일 오전 2시 기준으로 더 이상 '진행불가'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과격한 관세전은 시장에 예상치 못한 공포를 조장해서,
협상파트너들이 이성을 차리기 전에,
유리한 조건으로 속전속결 도장을 찍게 하는 것이 컨셉이었다.
적이었던 레드팀이 아닌 블루팀부터 빠따질을 쳤던 건,
공포를 줬을때 겁먹고 빠르게 굴복할 대상은 대미 의존도가 낮은 레드팀이 아닌,
대미 의존도가 높은 블루팀이 '체감 효율'상 낫기 때문이었다.
즉,
만만한 놈들부터 차례대로 줄빠따 쳐서 시장의 공포를 극대화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트럼프는 이미 만만한 멕시코, 캐나다를 빠르게 제압하고,
전황이 암울한 우크라이나를 윽박질러서 빠른 휴전을 성사시켜야 했다.
여기까지는 트럼프 행정부 그 누구도 어렵지 않게 성사될꺼라 '전혀' 의심치 않았으리라.
아직도 젤렌스키의 무모한 '객기'에 대해 비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액면상으로 드러나는 후과는 '가련한 우크라이나 완전히 x됐네' 정도로 중지가 모여지는 듯 하다.
하지만 이 협상이 빠그라지면서 우크라이나가 잃은 것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은 많아도,
미국이 잃어버린 것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 한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젤렌스키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혔다고 본다.
왜냐?
트럼프가 그 무엇보다도 러우전쟁 휴전에 매달렸던 건,
세계평화도, 우크라이나 광물도 아니고,
'러시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휴전을 통해 러시아를 빠르게 아군으로 세탁(휴전)한 뒤,
추후에 이어질 외교전에 유용한 지렛대로 쓰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미국은 그토록 러시아가 필요했던 것인가?
미국이 러시아를 아군으로 포섭했을때,
누릴 수 있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1. 전통적인 적국이었던 러시아를 아군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블루팀에게 가해질 공포.
>> 이를 통해 블루팀과의 이어질 관세전에서 미국 측의 협상력이 제고됐을 것이다.
2. OPEC+의 회원국인 러시아가 미국의 석유증산 움직임에 동조하여 원유물가 하락을 유도.
>> OPEC+회원국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감소될 증산요청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다.
3. 이스라엘과 첨예하게 대립중인 튀르키예와 이란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이용.
>> 중동의 깡패인 이스라엘을 미국과 러시아가 동시에 중재해서 휴전을 성사시킨다면,
평화의 빚으로 말미암아 중동의 산유국들은 더더욱 미국의 증산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다.
러우전쟁, 이스라엘을 멈추게한 트럼프와 미국의 위신은 더더욱 격상됐을 것.
4. 중국 위주로 돌아가는 BRICs의 움직임을 러시아를 통해 견제.
>> 브릭스가 단일대오로 뭉치지 않게 된다면 중국의 외교적 고립위험은 더 높아질 것이다.
5. 북한에 대한 협상력 강화
>> 북한과의 화친 역시 대중국고립작전의 한 파트다.
트럼프가 오매불망하는 MAGA의 핵심포인트는 결국,
미국을 지구상에 유일무이한 절대국가로 부흥시키겠다는 것이고,
이는 필연적으로 중국을 굴복시켜야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중국을 견제하려면 브릭스에 대한 통제력을 끌어올려야하는데,
브릭스의 국가들은 죄다 미국의존도가 낮은 나라다보니까,
관세나 안보로 윽박지른다고 넘어올 나라들이 아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의구심이 많은 브릭스는,
달러 대체 통화에 대한 논의를 얼마전에 나눴던 걸로 확인된다.
트럼프는 이러한 불온한 움직임에 대해,
"우리는 외견상 적대적인 국가들이 새로운 브릭스 통화를 만들거나,
달러를 대체할 다른 통화를 밀어주려고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고,
"브릭스가 국제무역 또는 다른 영역에서 미국 달러를 대체할 가능성은 없고,
이를 시도하는 모든 국가는 관세를 받아들이고 미국에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기사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트럼프는 결코 세계1차대전 이전의 고립주의 시절 미국으로 절대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달러패권을 강하게 유지하려면 미국이 지금처럼 세계패권을 쥐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고립주의 타령하며 관세전쟁을 일으킨 트럼프의 협박카드는 말그대로 '블러핑'에 불과하다는 것.
세계패권과 달러패권을 전혀 포기할 생각이 없고,
위대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서 라이벌인 중국을 굴복시켜야만 하는 트럼프에게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 중국 중심으로 뭉쳐지는 브릭스고,
그 브릭스를 분열과 통제를 시킬 수 있는 파트너로 러시아만한 카드가 없는 상황이기에,
트럼프는 한시바삐 러시아를 블루팀으로 세탁시켜야하는 숙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매우 아름답게 연출되어야 했었다.
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트럼프의 중재 하에 스무스하게 휴전을 했었다면,
그 이후에 펼쳐질 미러 협업이 예쁘게 포장될 수 있는 흐름이 전개됐을 것인데..............
젤렌스키의 그 행동이 이 시나리오의 첫 단추부터 박살을 내버렸고,
2/28 회담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적으로 단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했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강한 저항세에 직면하게 됐다.
2. 고조된 반미정서를 등에 업고 반(反)트럼프연합군의 기수가 된 트뤼도.
위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알아챌 수 있듯이,
젤렌스키를 위로하기 위해 열린 EU 정상회담 번개모임에 생뚱맞은 사람이 하나 껴있었는데,
그것은 EU나 유럽대륙에 속하지 않았던 '캐나다'였다.
트럼프 재선 성공 이후 미국 51번째 주 취급이나 받던 캐나다가 그 대열에 껴있었고,
그 대표가 트럼프 1기 때부터 유명한 앙숙이었던 트뤼도 총리란 사실은,
미국 입장에서는 엄청난 불운이었다.
트뤼도는 당선 직후 트럼프의 별장인 마라라고까지 찾아가서 지난 악연을 청산하려 했지만,
정작 그와 캐나다에 대한 트럼프의 처우는 매우 가혹한 수준이었다.
만약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세계가 흘러갔다면,
트뤼도는 굴욕감과 회한을 가득 지닌 채 한 달 뒤에 사임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젤렌스키 사태를 기화로 그동안 꾸준히 누적되었던 반미정서와,
수상할 정도로 러시아에 밀착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발이 가시화되면서,
EU는 미국이 없는 미래를 꿈꾸기 시작했고,
그런 EU 정상들과 교감이 있었던 캐나다의 트뤼도는 마치 총대를 메듯,
3/6 대대적인 대미 관세반격에 나섰다.
캐나다에 부과된 트럼프 관세 전면 철폐를 외치면서 말이다.
대미 무역의존도가 어마어마한 캐나다가 그저 고조된 반미감정 하나만으로 이런 객기를 부리진 않았으리라.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트럼프발 관세전쟁에 굉장한 반감을 갖고 있던 EU 정상들이,
캐나다와 트뤼도를 앞세워서 반격에 나섰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미국과 척지면 잃을게 많은 캐나다가 왜 기꺼이 총대를 맸을까?
그 답은 맨 처음에 언급했던 '속전속결'에 그 포인트가 있다.
트럼프가 개시한 관세전쟁은 장기화되면 장기화 될 수록,
인플레이션을 크게 자극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트럼프가 노망난 노인네처럼 다급하게 행동하는 데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곧 4월이 되면 1분기 cpi, ppi, pce 물가지표가 나올 것이고,
6월까지 관세전쟁을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2분기 물가지표까지 굉장히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경기는 침체되고 물가는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경우의 수가 생기게 된 것이다.
만약 우크라이나나 캐나다 같은 나라들이 트럼프의 발목을 단 며칠이라도 붙잡는다면,
공포에 휩싸여있었던 대다수의 협상국가들이 이성을 되찾고 저항할 용기를 제공할 것이다.
그 대열에 가담하는 국가 수 만큼 지연되는 시간은 이에 비례할 것이며,
그 지연되는 시간만큼,
관세충격은 예상했던 일시적 디플레이션 수준을 넘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야기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잡히지 않는 물가와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록,
꺾일줄 모르고 치솟던 트럼프 정부의 인기와 기세 역시 급속도로 사그라 드는 것은 덤이다.
만약,
반트럼프연합국이 트럼프가 관세전쟁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을 때까지 지연전술을 편다면,
캐나다를 비롯한 대다수의 블루팀은 관세위협으로부터 해방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기에,
충분히 해볼만한 게임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강경한 캐나다의 반응에 다소 당황한 트럼프 행정부는
어제 오늘 다소 유화적인 제스추어를 캐나다에게 보이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그 성과는 아직 요원해보인다.
트뤼도는 문자 그대로 트럼프 관세 전면 철폐를 외치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도 미국이 캐나다에게 쉬이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다음에 치뤄질 수 많은 관세협상에서 점차 불리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정보공유를 끊고 무기지원 역시 끊어버린 것 역시,
이러한 지연전술을 오래 시전할 수 없게 궁지에 몰아넣어야 빠른 휴전 강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내 예상에도 우크라이나는 캐나다만큼 오래버틸 수는 없을 것이지만,
미국이 필요 이상으로 우크라이나를 핍박할 수록,
전세계에 '러시아를 편애하는 미국'의 불편한 모습이 계속 부각될 것이다.
하지만 속전속결이 필요한 트럼프는 이런 리스크마저도 감수해야할 만큼,
갈길이 구만리인 상황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요란하게 카더라와 소스를 뿌려대지만,
이제 세계는 공포에서 벗어나 차가운 눈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말이 아닌 실행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빈 수레가 요란한 모습만으로는 이제 원하는 것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다.
옛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경적필패(輕敵必敗 - 적을 가벼이 여기면 반드시 패한다)라는 격언처럼,
트럼프는 자신에게 당연히 굴복할 줄 알았던 가장 만만한 두 나라 우크라이나와 캐나다 때문에,
그 창대한 MAGA 프로젝트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미국과 트럼프가 가장 두려워했던 그 나라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등판을 예고하고 있고,
이 싸움은 트럼프 행정부에게 엄청난 시련으로 다가올 것이다.
과연 트럼프는 기존의 plan A를 끝까지 밀어부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복안을 준비해뒀을까?
그 다음이 매우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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